몇 년 전 서울에서의 일이다.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대구로 가기 위해서 서울역으로 갔다. 먼저 점심을 먹으려고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. 옆 테이블에 아가씨 손님 4명이 앉아 있었다. 들려오는 대화에서 타이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. 이들은 주문할 때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면서 직원에게 손으로 맵다는 동작과 ‘No Spicy’ 라는 말을 연발했다. 덜 맵게 해달라는 표현을 하고 싶었지만,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. 나는 식사를 마치고, 기차표를 사려고 역으로 갔다. 마침 내 앞에 여행객 3명이 줄 서 있었다. 한 사람 손에 든 여권을 보니 또 타이완 사람이었다. 그들은 순서가 되었을 때 한 사람이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서 직원에게 사진을 보여 주며 분주히 뭔가를 한참 설명했다. 상황을 보니 이들은 기차표로 잘못 사서 다른 표로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았다.
이들은 의사 전달에 성공했다.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. 그런데 와이파이가 없거나 긴급할 때, 혹은 영어도 안 통한다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? 그때 나는 한국 여행을 위한 회화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 한국어를 배웠더라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긴장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. 매번 와이파이를 찾고, 부정확한 번역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. 그래서 한국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관련 표현들을 정리해 책으로 묶었다.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도 이 책에 나와 있는 문장과 단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.
대부분의 타이완 여행객은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을 것이다. 배웠더라도 한국에서는 오히려 영어에 의존해 의사소통을 한다. 약간의 현지 언어를 사용한다면 여행의 재미와 감동은 한층 더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. 어차피 이 세상에 완벽한 소통은 존재하지 않는다. 한국 여행을 한다면 이 책과 아주 약간의 용기로 한국의 현지인들에게 좀더 다가서 보자. 인생 친구를 만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? 전에는 체험하지 못한 색다른 한국 여행의 묘미를 원하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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